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 141회
그놈을 잡아라! 401일의 탈주
| 온 동네를 공포에 떨게 한 그놈
1995년 5월 부산 초읍동 파출소에 신고가 접수된다. 신고자는 여성으로 늦은 밤 귀갓길에 봉변을 당할 뻔했다고 한다. 며칠 째 이런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었다.
신고가 접수된 곳은 백양산이 있고 단독주택들이 많은 조용한 마을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인을 찾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놈이 나타난 지도 벌써 7개월이 지났다. 그놈은 문이 열려있는 집에 무단으로 침입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 주인공은 바로 원숭이입니다.
히말라야 원숭이
긴꼬리원숭잇과
산림지대나 3,000m 고지대에서도 서식 가능
주로 홍콩, 마카오, 베트남에 분포
| 원숭이와의 아슬아슬한 동거
원숭이의 아침 시작은 남의 집 우유를 훔쳐 먹는 것으로 시작한다. 집 앞에 널어놓은 생선 그리고 베란다의 과일, 채소까지 모두 훔쳐 먹었다.
길에서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으면 어느 순간 나타나 먹고 있는 걸 빼앗아 갔다. 초읍동 주민들에게는 골칫거리 중에 골칫거리였다.
그 해에 생긴 프로그램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제작진은 신문에 자투리로 난 기사를 보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알고 보니 이 원숭이는 마을 옆에 있는 부산 S동물원에서 탈출했다.
동물원에 물어보니 이 원숭이는 개인이 키우던 걸 기증받았다고 한다. 당시에는 불법으로 동물을 키우는 게 가능한 시절이었다.
이 원숭이의 이름은 치타로 당시 5살이었다. 사람 손에서 자란 탓인지 탈출 후에도 주택가를 맴돌며 공존하고 있었다. 치타는 캐리어에서 사육장으로 옮겨지는 과정에 철물을 열고 탈출했다.
초읍동 사람들에게 치타는 희대의 탈옥수인 신창원의 이름을 따 '신창원 원숭이'라고 불렀다.
치타는 동물을 공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까지 공격했다. 이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던 동물원과 경찰은 몇 번이나 출동해서 잡으려 했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그때 원숭이를 잡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었는데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제작진이었다.
| 신창원 원숭이를 잡아라!
제작진은 신창원 원숭이가 가장 좋아하는 요거트에 수면제를 넣어 먹이는 계획과 동물 구조에 자주 사용하는 블로우건을 사용하기로 한다.
요거트는 원숭이가 자주 다니는 길에 두고 동물원 사육사가 블로우건을 들고 숨어있었다. 하지만 치타는 나타나지 않았다.
제작진은 몇 달의 준비 끝에 부산을 다시 찾았다. 하지만 작전은 실패한다.
원숭이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생포가 아니라 사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999년 2월 치타는 초읍동에서 400일이 넘게 지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제작진에 설득으로 마지막으로 생포를 해보기로 한다.
작전에 투입된 인원만 100명이 넘었다. 원숭이가 뛰면 119 대원들도 뛰었다. 원숭이가 사람들이 몰려오자 어느 집 화장실로 들어갔고 그때 누군가 문을 닫았다.
하지만 상황은 곧 반전된다.
재래식 화장실 벽에서 원숭이의 팔이 나왔는데 신창원 원숭이가 재래식 화장실의 벽을 부수기 시작한 것이다. 부서진 틈으로 치타의 어깨가 나오더니 치타는 화장실을 탈출했다.
몸을 날린 119 구급대원은 몸을 날려 치타의 발목을 잡았다.
| 아직 끝나지 않은 치타이야기
8년 후 치타가 있는 동물원으로 세상에 이런 일이 제작진이 찾아간다. 이제 와서 말하지만 치타는 암컷이었다. 그 사이는 치타는 새끼를 낳았다.
치타 이후 동물원에서 동물이 탈출하는 사건이 또 벌어지는데 주인공은 치타의 새끼였다. 새끼는 다행히 엄마품으로 금방 돌아왔지만 사육사들은 놀란 마음으로 쓸어내려야 했다.
치타는 그렇게 동물원에서 잘 지내다 20년의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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