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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그리고 교양

꼬꼬무 156회 '너는 내 운명'

by 드라마 보는 망고 2024.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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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156회

 '너는 내 운명' 

 

2002년 6월 부산에 위치한 어느 식당 안 구석에 자리 잡은 사람들이 출입문을 바라보고 있다. 그때 문이 열리고 한 여자가 들어온다. 보건소 직원들은 선아 씨(가명)를 경찰서로 인계했다.

 

선아 씨는 에이즈에 걸려 윤락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에이즈에 걸려 윤락행위를 했다는 것은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에 따라 처벌 대상이었다.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19조 전파 매개행위의 금지
감염인은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파 매개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소식이 뉴스를 통해 알려지면서 당시 수천 명이 검사를 받았다. 당시 에이즈에 걸리면 바로 죽는다고 생각했다.

 

선아씨의 남편은 선아를 찾았다는 소식에 기뻐했다. 

 

이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2005년 국내 멜로 영화 중 최고의 흥행작으로 전도연, 황정민 주연의 '너는 내 운명'이다.

 

영화의 실제 주인공 선아 씨의 남편은 부지런한 농사꾼 부현 씨이다. 부현 씨는 당시 39살 노총각으로 후배의 조언으로 소개팅을 하게 된다. 당시 선아 씨의 나이는 25살이었다.

 

부현 씨의 시골집에 놀러 온 선아 씨는 그대로 같이 살았다. 아내는 부현 씨 모르게 눈물을 훔치고는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는 부현 씨에게 사실 전에 한 번 결혼한 적이 있고 딸도 있다고 했다.

 

아내의 고백에 부현씨는 지난 일이니 괜찮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전남편이 나타나 선아 씨를 데려가겠다고 한다. 이 말에 당황한 부현 씨는 원하는 게 뭐냐고 물으니 전남편은 돈이라고 한다. 아내를 보낼 수 없던 부현 씨는 소를 팔아 마련한 돈을 전부 주었다.

 

김해 보건소로 전화가 걸려오는데 부산 보건소에서 에이즈를 검사했던 환자가 김해로 이사를 했다고 알려준 것이다. 당시에는 보건당국이 에이즈 환자를 의무적으로 관리했다.

 

 

그 후 어느날

부현 씨의 집으로 찾아온 보건소 직원은 아내와 얘기를 하더니 부현 씨에게 아내가 에이즈에 걸렸으니 같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부현 씨는 아내와 에이즈 검사를 하러 보건소를 찾았다. 부현씨의 검사 결과는 음성이지만 아내는 양성이었다. 부현씨는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다.

 

인류가 에이즈를 처음 알게 된 건 1981년이었다. 에이즈는 현대판 흑사병으로 불리며 사형선고로 여겨졌다. 그때 당시에는 동성애자와 마약중독자들에게 감염이 많아 에이즈환자에 대한 차별이 극심했다.

 

선아 씨는 어느 날부터 행동이 이상하더니 사라졌다. 주변사람들은 잊으라 했지만 부현 씨는 아내를 기다렸다. 그렇게 시간은 1년 반이 지나고 선아 씨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경찰서에 있는 아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가출 직후 누군가에게 이끌려 가게 된 곳이 여수이고 한 남자에게 속아 도착한 곳이 윤락가였다. 

 

담당 보건소는 선아 씨가 연락이 닿지 않자 행방불명자로 보고를 했다. 그러던 중 방역 당국의 추적망에 선아씨가 걸린 것이다.

 

선아 씨가 남편 부현 씨를 떠난 이유는 남편에게 병을 옮길까 싶어서였다. 그 후 선아 씨는 유치장에 갇히게 된다. 유치장에 있던 선아 씨가 모기가 많아서 불편하다고 얘기하자 수감자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Q. 에이즈는 모기를 통해 감염될까? X
- 모기 체내에선 에이즈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없음

Q. 침, 땀, 눈물로는? X
- 일반적인 침, 땀, 눈물의 양으로는 전염되지 않음

Q. 악수나 포옹은? X
- 피부 접촉으로도 전염되지 않음

 

 

잘못된 인식으로 선아 씨는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독방에 수감되었다. 부현 씨는 농사를 일찍 끝내고 선아를 매일 면회를 갔다. 출소를 하고 아내와 시골집으로 가려했는데 아내는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을 꺼려했다.

 

부현 씨는 그런 아내를 배려해 시골의 집을 정리하고 읍내에 집을 마련했다. 부현씨는 박스 줍는 일과 작은 장사를 시작했다. 2009년 둘은 만난 지 10년 만에 결혼식을 올린다.

 

| 영화가 아닌 현실의 엔딩

선아 씨는 마음을 못 잡았는지 또 집을 나갔다. 부현 씨는 이번에도 묵묵히 아내를 기다렸다. 그런데 어느 날 김해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는데 경찰관은 아내가 죽었다고 한다.

 

결혼식을 올리고 다섯 달 만에 일어난 일이다. 선아 씨는 약을 잘 챙겨 먹지 않아 몸이 급격히 나빠졌던 것으로 보였다. 

 

여수에서 수천 명이 에이즈 검사를 받았는데 감염된 사람은 0명이었다. 감염인과 1회 성 접촉 시 전염될 확률은 0.04~1.38%이다. 콘돔을 사용하면 이 확률마저 0%에 수렴한다. 선아시와 함께 생활했던 부현 씨 또한 에이즈 비감염인이었다. 

 

에이즈가 세상에 나타난 지 40여 년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에도 여전히 신규 감염인이 발생하고 있다. 아직 치료제는 나오지 않았지만 꾸준히 관리가 가능한 병이다. 죽음의 병이 아닌 만성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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