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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그리고 교양

꼬리에꼬리를무는그날이야기 155회 '살인 설계자'

by 드라마 보는 망고 2024.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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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꼬무 155회 

'살인 설계자'

 

| 새신랑의 죽음

1999년 11월 초순경쯤 안내면 인포리에서 차량 안에 사람이 죽어있다는 신고를 받는다. 대청호 주변에 낚시하는 사람들이 아침에 철수하면서 주변에 있는 차량에서 그 사체를 발견하고 신고했다. 그 당시 차량이 티코였는데 차적 조회를 하고 변사자의 신원이 특정되었다.

 

 

신혼부부였던 34살 경태 씨가 사망한 채 발견된 것이다. 경태 씨는 평소 취미가 낚시였다. 그날도 낚시를 한다고 나갔던 남편은 연락이 닿지 않자 부인은 지인들에게 연락을 했는데 사람들은 모두 기다려 보라고 했다. 그러다 아침에 경찰서에서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차량은 충북 옥천 낚시터 근처에서 발견되었다. 당시 차량은 사이드미러가 부서진 상태였고 경태 씨는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쓰러져 있었다. 신발은 한 짝만 벗겨져있었고 차키는 꽂혀있지 않았다. 그리고 경태 씨가 항상 걸고 다니던 휴대폰과 지갑이 보이지 않았다.

 

조수석 손잡이와 뒷좌석에서 경태씨의 혈흔이 발견되었다. 누군가 경태 씨를 공격한 뒤 뒷좌석에 태우고 왔을 가능성이 컸다. 오른쪽으로 누워있던 경태 씨의 시반은 왼쪽으로 쏠려있어 경찰은 타살이라 확신했다.

 

시반
사람이 죽은 후 혈액이 사체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

 

차 안에서 범인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고 당시에는 CCTV, 블랙박스가 흔하지 않던 시대였다. 목격자도 없어 범인을 특정할 수 없었다.

 

경태씨의 부검 결과는 사인 불명으로 나왔다. 형사들은 단순 강도살인이 아닌 계획 살인으로 수사를 한다.

 

갑자기 혼인신고부터 할 때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경태씨 형은 제수씨가 어떤 사람인지 자신들도 전혀 모른다고 했다. 알고 보니 경태 씨 부부는 상견례와 결혼식이 없었다. 부부는 만난 지 3개월 만에 혼인신고만 하고 동거를 시작했던 것이다.

 

경찰은 경태씨가 들어놓은 보험을 조회해 보는데 남편 앞으로 들어있던 보험은 총 6개였다. 부부의 수입에 1/3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험료로 내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1997년 IMF 이후 보험 범죄가 사회적 이슈가 됐었다. 

 

- 10월 2일 혼인신고 

- 혼인신고 15일 후 동거 시작

- 10월 21일 보험 가입

- 10월 28일 보험 가입

- 11월 3일 보험 가입

- 11월 6일 경태 씨 낚시

- 11월 10일 사체 발견

 

수연 씨는 남편 경태씨의 이름으로 생명보험을 6개 가입했다. 남편 사망 시 상속자가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최대 9억 원이었다. 

 

형사들은 수연씨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하는데 수연 씨는 남편뿐만 아니라 자신도 보험에 들었다고 한다. 사실을 확인해 보니 부인도 남편과 똑같이 보험을 들었었다. 형사들은 별다른 성과 없이 부인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장례가 끝나고 수연 씨에게 연락을 해보니 연락이 되지 않았다.

 

경찰은 얼마지나지 않아 수연이 여관방에서 소주 몇 병을 두고 유서를 써놓고 자살을 했다는 연락을 받는다.

 

| 제3의 인물

현장 감식에서 소주병에서 지문이 나왔는데 죽은 수연의 지문이 아니라고 한다. 여관 주인은 투숙객은 이수연 한 명이었다고 했지만 그 방안에는 누군가 있었다.

 

소주병과 똑같은 지문이 살해된 경태 씨의 차 트렁크 떡밥 봉지에서 나왔다. 지문의 주인공은 28세 남성 강영민이다. 이 사람은 대전에서 인쇄소를 운영했다. 경태 씨는 강영민이 운영하는 인쇄소에서 일을 했다.

 

경태 씨에게 중매를 서준 사람도 강영민 사장이었다. 강영민은 두건의 사기 사건으로 수배자였다. 본가와 처는 강영민을 본 지 이미 오래되었다고 한다.

 

강영민은 인쇄소가 어려워지면서 빚을 졌고 갚지 못해 사채업자와 경찰을 피해 도망 다녔다. 

 

여관방에는 필체가 다른 두장의 유서가 있었는데 형사들은 한 장은 이수연의 유서, 한 장은 강영민의 유서라고 판단했다. 사실 이수연은 경태 씨를 만나기 전 카페에서 강영민을 먼저 만났다. 강영민은 애가 둘인 유부남이었지만 이수연과 연인이 되었다.

 

 

유서는 두 장인데 시신은 하나다?

 

 

이수연 시신 부검 결과 사인은 불명으로 나온다. 유서에 적힌대로 태종대를 수색하던 경찰은 남자 시신을 발견한다. 사체는 강영민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체였다. 형사들은 강영민이 생존을 확신했다.

 

강영민의 집에서 아내를 만난 형사들은 아내를 보고 깜짝 놀란다. 아내는 5월 말에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쳤다며 정말 죽을 뻔했다고 한다. 

 

이수연 사체 발견 6개월 전 집에 잘 들어오지 않던 강영민이 집에 와 아내에게 다 같이 저녁을 먹자고 했다. 강영민은 돈을 주며 아내에게 고기를 사 오라고 한다. 고기를 사서 돌아오던 길에 승용차랑 부딪힌 아내는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만다. 

 

천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전치 16주의 다리 골절상을 입었다. 사고나기 딱 한 달 전에 강영민이 아내 앞으로 보험을 들어놨다. 보험종류도 정확히 교통사고 안전 보험이었다. 강영민은 아내 사고 이후 단 한 번도 집에 오지 않았다. 아내의 교통사고 보험금만 챙긴 뒤 강영민은 사라졌다.

 

형사들은 아내의 사고도 강영민이 설계했던 것이라 생각했다.

 

| 불타버린 인쇄소

강영민이 운영하던 인쇄소는 한밤중에 불이나서 싹 타버린 적이 있었다. 아내의 교통사고 6개월 전 강영민은 화재로 불타버렸다. 화재의 원인은 원인 불명이었다.

 

그 인쇄소 화재로 강영민은 약 5천만 원의 보험금을 수령한다. 당시 5천만 원이면 대전의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금액이었다. 당시 인쇄소에는 안 씨가 있었는데 그는 현장에 있다가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안 씨는 인쇄소 직원이 아니었는데 화상을 입을 게 이상했던 경찰은 안 씨를 경찰서로 데려와 심문을 한다.

 

안 씨에게 방화를 저질렀냐고 묻는데 안 씨는 불을 질러주면 돈을 주겠다고 해서 방화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경태 씨 사망 1년 전 1998년 9월

인쇄소 형편이 어려웠던 강영민은 안 씨와 유 씨를 불러 

 

내 인쇄소에 아무도 모르게 불만 내주면 내가 너희 두 사람한테 천만 원씩 줄게

 

 

이 얘기를 들은 공범들은 돈을 벌 기회에 솔깃했다. 강영민은 인쇄소에 옷, 운동화, 휘발유 등 철저하게 준비하고 퇴근한다. 그날 밤 12시에 인쇄소에 들어간 안 씨와 유 씨는 라이터를 던져 방화를 저지른다. 그러다 잘못해서 안 씨의 몸에 불이 옮겨붙는다. 

 

화재 4개월 후 1999년 1월

강영민은 거액의 보험금을 수령한다. 사고로 위장된 방화 보험 사기는 조용히 묻혔다. 

 

안 씨와 유씨는 곧바로 체포되었다. 조사를 받던 유 씨는 12월 중순쯤 강영민을 동네 버스 정류장에서 봤다고 한다. 강영민의 유서가 발견된 것은 11월 말이었다. 경찰은 마침내 강영민이 살아있다는 단서를 찾게 되었다.

 

경찰은 강영민이 어머니와 연락을 할것이라 생각하고 감청을 했다. 어느 날 전화가 오는데 강영민의 아내는 아닌데 살가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경찰이 찾은 여자의 정체는 20대 여성 한 씨였다. 그녀는 대전에서 인쇄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이었다.

 

한 씨는 강영민의 형에게 전화를 걸어 다방에서 만나자고 한다. 경찰은 다방에 잠복해 있었는데 강영민은 나타나지 않았다. 

 

확인결과 한씨는 강영민의 또 다른 내연녀였다. 한 씨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경찰은 한 씨를 경찰서로 불러 강영민의 실체를 알려준다. 얘기를 들은 한 씨는 충격에 빠진다. 수배 중인건 알았지만 잔혹한 범행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경찰에 열쇠를 건넸다. 

지금 태성아파트에 있어요.

 

경찰을 본 강영민은 상황을 보고 도주를 포기한다. 그렇게 강영민은  수사 6개월 만에 체포된다. 

 

| 강영민과 공범들

강영민은 최씨를 만나 경태 씨를 살해하는데 1억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이 제안을 받아들인 최 씨는 또 다른 장 씨를 만나 교통사고로 사람 하나 죽이고 보험금을 타 낼 건데 3천만 원을 줄 테니 함께 하자고 한다. 

 

그날 경태씨에게 낚시를 가자고 한 건 이수연이었다. 경태에게 낚시 가방을 챙겨준 사람은 강영민이었다. 그래서 떡밥 포장비에서 지문이 나온 것이다. 

 

차에서 경태 씨가 내리자마자 공범 셋은 경태 씨의 양팔과 다리를 잡았고 머리에는 검정 비닐을 씌워 살해했다. 이수연은 살해에는 가담하지 않고 망만 보고 있었다. 

 

물리적인 흔적이 거의 남지 않아서 1990년대 말 당시 부검 기술로는 사인 판별이 어려웠다.

 

강영민은 선배 황씨를 찾아가 아내를 차로 쳐서 죽여주면 3억 보험금 중에 딱 절반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백수였던 황 씨는 강영민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황 씨는 또 다른 지인 서 씨에게 3천만 원을 줄 테니 여자를 사고로 쳐달라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후배가 변호사 써서 다 해결해 줄 거라고 한다.

 

그렇게 공범들은 강영민의 아내를 전속력으로 쳤다.

 

강영민은 자신이 수연을 죽인 건 맞지만 수연이가 죽여달라고 했다고 한다. 강영민은 수연이를 수건으로 죽였다고 한다. 결국 이 사건은 촉탁 살인으로 종결되었다.

 

촉탁·승낙에 의한 살인죄
본인으로부터 의뢰를 받고 또는 그의 승낙을 받아 그 사람을 살해하는 경우

 

강영민은 이수연을 살해하고 태종대가 아닌 또 다른 내연녀 한 씨를 찾아갔다. 

 

경찰은 이틀 만에 임경태 살인 사건 공범들을 검거한다. 아내 교통사고의 공범 황 씨와 서 씨도 외의로 쉽게 찾아서 검거했다. 

 

경태 씨 살해 당일 밤

긴장한 최 씨와 장 씨에게 강영민은 우황청심환을 건냈다. 두 공범은 경태 씨 사체 유기까지 담당해야 했다. 계획은 차를 강에 빠트려 사체를 유기할 계획이었다. 이유는 그래야 보험금을 더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차를 밀다가 걸려서 사고가 난 것처럼 위장만 하고 도망쳤다고 한다.

 

아내 교통사고 당일

집 밖에서 대기하던 공범은 아내가 갓난아이를 업고 나온 것을 보고 강영민에게 전화를 해서 다른 날에 하자고 하는데 강영민은 아이가 있어도 상관없으니 까라고 한다. 

 

천만 다행으로 아이는 다치지 않았고 아내만 전치 16주의 골정상을 입었다. 

 

1999년 당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연쇄 보험 살인이었다. 재판 판결 이전 기자와 인터뷰를 한 강영민은...

 

Q. 지금 심경이 어떻습니까?
죽을죄를 지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Q. 감옥 생활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취업 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교도소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출소하면 좋은 사람 만나서 작은 식당이라도 하나 열고 싶습니다. 

 

- 임경태 살인 공범 최 씨와 장 씨는 징역 10년형

- 강영민 아내 살인미수 공범 황 씨와 서 씨 징역 4년형

 

강영민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았고 지금 25년째 교도소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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